10분 손글씨: 집중과 감각을 깨우는 실험
1. 왜 이 실험을 하게 됐나
현대인의 대부분의 기록은 키보드와 스마트폰 자판 위에서 이루어집니다. 빠르고 효율적이지만, 그만큼 손으로 글씨를 쓰는 시간은 줄어들었습니다. 저도 마찬가지였습니다. 손글씨는 계약서 서명이나 간단한 메모를 할 때만 남아 있었죠.
그런데 어느 날 오래된 노트를 정리하다가, 예전에 제가 쓴 일기장을 발견했습니다. 삐뚤빼뚤한 글씨지만, 글씨체에서 당시의 감정과 분위기가 느껴졌습니다. 디지털 텍스트와는 다른 **‘살아 있는 흔적’**이었습니다.
그래서 이번 실험은 단순하게 시작했습니다. 하루 10분, 손글씨로 글을 쓰는 것. 글씨체를 교정하는 게 목표가 아니라, ‘손으로 쓰는 감각’을 다시 깨우는 것이었습니다.
2. 실험 방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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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: 아침 출근 전 10분 혹은 자기 전 10분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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도구: 공책, 펜, 만년필 등 편하게 쓸 수 있는 필기구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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주제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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오늘 있었던 일 중 하나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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인상 깊은 책 구절 따라쓰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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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정이나 생각을 단문으로 기록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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규칙: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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잘 쓰려고 애쓰지 않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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교정이나 삭제 없이 있는 그대로 적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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한 글자, 한 획에 집중하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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3. 실천 과정
첫째 날 – 어색한 시작
펜을 잡자마자 어색했습니다. 오랜만에 글씨를 쓰니 손이 굳은 듯했습니다. 게다가 제 글씨체가 생각보다 못생겨 보여 조금은 민망했습니다. 하지만 10분 동안 꾸준히 써보니, 오히려 손끝이 서서히 풀리는 걸 느꼈습니다.
셋째 날 – 몰입의 순간
책에서 마음에 드는 구절을 옮겨 적었습니다. 글자를 한 획 한 획 따라 쓰다 보니, 단순히 ‘읽는 것’보다 구절이 훨씬 더 깊이 마음에 새겨졌습니다. 쓰는 행위가 곧 묵상의 시간이 되었습니다.
다섯째 날 – 감정의 기록
기분이 답답했던 날, 노트에 제 감정을 있는 그대로 썼습니다. “나는 오늘 화가 난다. 이유는…” 하고 적어 내려가니, 마치 상담을 받는 듯 마음이 가벼워졌습니다. 글씨가 삐뚤빼뚤했지만, 그 자체가 제 상태를 보여주는 듯했습니다.
일주일 후 – 집중력의 선물
매일 10분 손글씨를 하면서, 짧은 시간이지만 몰입이 가능하다는 걸 알았습니다. 글자를 쓰는 동안에는 잡생각이 줄어들고, 오롯이 손과 마음만 연결된 듯했습니다.
4. 실패 요소와 보완 팁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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시간 핑계: “오늘은 너무 피곤해” → 단 한 줄만 쓰기로 목표를 낮추면 시작이 쉬움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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글씨체 불만족: 글씨가 예쁘지 않아 의욕 상실 → 중요한 건 글씨체가 아니라 기록 자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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꾸준함 어려움: 가끔 빠뜨림 → 다이어리나 책상 위 잘 보이는 곳에 노트를 두어 습관화
5. 얻은 통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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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으로 쓰는 행위는 마음을 정리한다
글씨체와 상관없이, 쓰다 보면 생각이 구조화되고 감정이 가라앉는다. -
속도가 아닌 깊이가 중요하다
타이핑은 빠르지만, 손글씨는 느리기에 더 깊이 생각하게 만든다. -
글씨는 나를 비추는 또 다른 거울이다
글씨체에는 감정과 상태가 묻어난다. ‘삐뚤어진 글씨 = 어지러운 마음’이 될 수 있다.
6. 결과 요약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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기간: 7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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변화: 집중력 향상, 감정 정리, 자기 성찰 강화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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부수 효과: 인상 깊은 문장을 더 오래 기억, 손의 감각 회복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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핵심 메시지: 손글씨는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, 자기와 대화하는 시간이다.
7. 응용 아이디어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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감사 일기 손글씨 버전: 하루에 감사한 일 3가지를 직접 써보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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중요한 메모 손글씨화: 꼭 기억하고 싶은 목표를 포스트잇에 손글씨로 작성해 붙여두기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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손글씨 편지: 가끔은 지인에게 손편지 한 장 보내기
8. 마무리
빠른 디지털 시대일수록, 손으로 쓰는 시간이 더 소중해집니다. 손글씨는 단순한 필기가 아니라, 생각을 느리게 하고 마음을 담는 행위였습니다. 하루 10분 손글씨는 단순한 습관 같지만, 제 안의 집중과 감각을 깨워주는 특별한 자기계발 도구였습니다.
“빠름이 능사가 아니라, 느림 속에서 깊이가 자란다.”
이 실험이 바로 그 진리를 다시금 일깨워주었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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